네이버 예약 홈페이지

검사는 정상인데 눈이 계속 아픈 이유: 신경병성 안구통증

핵심 요약 (Key Takeaway) 인공눈물을 아무리 넣어도 눈이 시리고 아픈데 검사상 각막은 깨끗하다면, ‘신경병성 안구통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는 눈물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라 각막의 감각 신경이 과민해진 통증 질환으로, 일반 건조증과는 치료 접근이 전혀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애프터눈안과 대표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안타까운 환자군이 있습니다. “여러 안과를 다녔는데 다들 깨끗하다고만 하고, 정작 제 눈은 불에 타듯 아픈데 꾀병 취급을 받았어요”라고 호소하시는 분들입니다.

검사 수치는 정상이고 각막에 상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환자분은 분명히 극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이 간극을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신경병성 안구통증(neuropathic ocular pain)입니다. 국제 안구표면학회(TFOS)가 2017년 발표한 DEWS II 보고서는 안구건조증을 다루면서, 증상과 임상 징후가 일치하지 않는 이 현상을 별도로 강조한 바 있습니다.

왜 ‘징후 없는 통증’이 생길까

각막은 우리 몸에서 감각 신경이 가장 빽빽하게 분포한 조직 중 하나입니다. 통증과 자극을 감지하는 삼차신경의 말단이 피부보다 수백 배 조밀하게 깔려 있어, 아주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신경이 만성적인 건조, 염증, 감염, 대사 질환 등으로 반복해서 자극받으면, 표면의 손상이 아물어도 신경 자체가 과민한 상태로 재설정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실제 자극에 대한 반응이 과해지는 말초 감작이 일어나고, 이것이 길어지면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중추 신경계까지 예민해지는 중추 감작으로 진행합니다. 이 단계가 되면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만 홀로 남게 됩니다.

TFOS DEWS II는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물이 마르는 병이 아니라, 눈물막 불안정과 고삼투압, 염증에 더해 ‘신경 감각 이상’이 함께 관여하는 복합 질환으로 정의했습니다. 즉 표면이 깨끗해도 통증이 남는 상태가 의학적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것입니다.

일반 건조증과 무엇이 다른가

일반적인 증발형·수분부족형 건조증은 눈물막의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 각막 표면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염색 검사에서 확인됩니다), 그 손상이 증상을 일으키므로 인공눈물과 항염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합니다.

반면 신경병성 안구통증은 표면이 멀쩡한데 신경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인공눈물에 대한 반응이 약하고, 바람이나 빛, 온도 변화처럼 원래는 아프지 않을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이질통(allodynia)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임상에서 쓰는 감별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점안 마취제를 넣으면 눈 표면의 신경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는데, 이때 통증이 가시면 통증의 근원이 표면에 있다는 뜻이고, 마취 후에도 통증이 그대로 남으면 통증이 표면이 아니라 신경 또는 중추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각막에 빽빽하게 분포한 삼차신경 말단과 정상 각막 표면을 함께 보여주는 단면 그림.
각막에 빽빽하게 분포한 삼차신경 말단과 정상 각막 표면을 함께 보여주는 단면 그림.

진단에 정밀 검사와 직접 검안이 중요한 이유

이 질환의 까다로움은 ‘있는 병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없어 보이는 통증의 정체를 가려내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꼼꼼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세극등 정밀 검사로 미세한 각막 손상과 염증 유무를 살피고, 눈물 분비량과 눈물막 파괴 시간을 확인하며, 필요하면 각막 지각 검사와 앞서 말한 점안 마취 감별을 시행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전신 병력 청취입니다. 신경병성 안구통증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대상포진, 만성 염증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그리고 편두통이나 섬유근육통 같은 만성 통증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만 들여다봐서는 원인을 놓치기 쉽다는 뜻입니다.

기계가 찍어낸 수치만으로는 ‘정상’으로 판정되기 쉬운 질환이기에, 의사가 환자분의 통증 양상과 병력을 직접 듣고 표면을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진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검사가 정상이니 이상 없음’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질환을 다루는 첫걸음입니다.

점안 마취 후에도 남는 통증으로 표면 통증과 신경 통증을 구분하는 감별 개념도
점안 마취 후에도 남는 통증으로 표면 통증과 신경 통증을 구분하는 감별 개념도

치료는 ‘눈물 보충’이 아니라 ‘신경 안정’

그래서 인공눈물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존제가 든 점안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표면 자극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접근의 핵심은 통증 기전에 맞추는 것입니다. 남아 있는 표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눈물막을 안정시키는 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신경 과민이 주된 원인이라면 자가혈청 점안이나 신경 과민을 조절하는 약물 등을 단계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통증이 기분 탓이나 과장이 아니라 실재하는 신경 통증이라는 사실을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 인식의 공유가 불필요한 검사와 좌절의 반복을 끊는 출발점입니다.

[내부 링크 추천: ‘인공눈물만 넣다가 눈 망칩니다? 동래구 안과 전문의가 밝히는 건조증의 진짜 원인‘ 주제 칼럼]

만성적인 눈 통증은 단순한 피로나 꾀병이 아니라, 정확한 감별이 필요한 의학적 상태입니다. 인공눈물을 바꿔가며 버티기보다, 통증의 기전을 가려내는 진료를 받아보시는 편이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Q1. 검사가 다 정상인데도 눈이 아플 수 있나요?

네. 각막 표면이 깨끗해도 감각 신경이 과민해진 신경병성 통증이라면, 검사 수치는 정상으로 나오면서 통증만 지속될 수 있습니다.

Q2. 인공눈물을 넣어도 그때뿐이고 금방 다시 아픈데 왜 그런가요?

통증의 근원이 눈물 부족이 아니라 신경 과민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눈물 보충보다 신경 과민을 가라앉히고 남은 표면 염증을 함께 다스리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Q3. 신경병성 안구통증은 평생 낫지 않나요?

만성화되면 관리가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원인과 기전을 일찍 파악해 표면 염증과 신경 과민을 단계적으로 다스리면 통증의 강도와 빈도를 의미 있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눈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글 · 안과 전문의 송동훈 (애프터눈안과)

안과전문의 송동훈
이 글을 쓴 사람
안과전문의 송동훈
부산 동래구 미남애프터눈안과의원 대표원장
망막·시신경 관련 SCI급 논문 3편 저자.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다 전해드리지 못한 의학 이야기를 칼럼으로 풀어가는 공간입니다.
송동훈 원장 자세히 보기 →

댓글 남기기